

여행매거진
미륵산 남쪽 기슭에 놓인 토굴 하나가 법당이 되고 숲이 되기까지. 통영 미래사의 내력을 산 이름, 건물, 편백숲, 미륵도 길로 이어 읽습니다.
이야기지기 · 2026. 10. 22.
미륵산 남쪽 기슭에 1951년, 토굴 하나가 놓였습니다. 효봉스님의 상좌였던 구산스님이 석두, 효봉 두 큰스님의 안거를 위해 지은 것입니다. 그 토굴을 시작으로 1954년 법당이 섰습니다. 오늘 통영의 미래사로 이어지는 긴 이야기는 이렇게 작고 단출한 자리에서 출발합니다.
절이 기대어 선 산은 이름이 둘입니다. 미륵산이라고도, 용화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산에 고찰 용화사가 있어서 그렇다는 말도 있고, 미륵존불이 강림하실 용화회상이라 해서 두 이름을 함께 쓴다는 말도 있습니다. 산자락에는 용화사와 산내 암자 관음암, 도솔암이 있고, 효봉문중의 발상지 미래사가 있습니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울창한 수림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과 바위굴이 있습니다.


미래사에서 눈여겨볼 건물은 종각과 석탑입니다. 종각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십자팔작누각입니다. 3층 석탑에는 티베트에서 모셔 온 부처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작은 토굴에서 시작한 절이 이만큼 자리를 갖추기까지 어떤 시간이 흘렀는지, 건물을 보며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절 입구에는 석두·효봉의 부도탑과 사리탑비가 있고, 그 아래쪽에는 효봉이 만년에 머문 토굴이 있습니다. 창건 뒤에도 불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1984년에는 삼성각을 해체해 도솔영당을 재건했고, 1985년에는 대웅전과 도솔영당에 단청을 올렸으며, 1993년에는 범종루를 세웠습니다. 그렇게 30여 년 동안 중창을 이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미래사를 찾는 발길이 많은 까닭은 편백나무숲입니다. 길을 따라 편백숲으로 들어서면 빈틈이 없을 만큼 울창하고, 천천히 걷기만 해도 편백향이 은은하게 퍼집니다. 이 숲은 전국 사찰 임야로는 유일하다고 하는데, 일본인이 심어 가꾸던 것을 해방 뒤 미래사가 사들여 오늘날의 큰 숲으로 가꿔 온 것입니다. 편백숲은 상시 개방이고 주차는 가능하며, 주소는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미륵산길 192입니다. 쉬는 날은 가시기 전에 확인하세요.


미래사가 있는 미륵도는 통영시 남쪽의 섬으로, 두 개의 다리와 한 개의 해저터널로 뭍과 이어져 있습니다. 섬 한가운데 용화산의 남북에 용화사와 미래사가 있고, 두 곳 사이로 난 호젓한 등산로를 걸어 보는 것도 미륵도 여행의 묘미라고 합니다. 해안 도로 남쪽의 달아공원에서는 남해의 낙조를 볼 수 있습니다. 숲의 향기와 저녁 바다를 하루에 이어 보고 싶은 분, 절집의 내력을 천천히 읽으며 걷는 여행을 좋아하는 분께 어울리는 길입니다.


표시 순서는 글의 연결 순서이며 실제 이동 시간이나 추천 경로를 뜻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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