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여행
폭포 아래 웅덩이, 힘찬 폭포, 절벽 위 정자, 붉은 바위벽, 가장 오래된 암석. 청송의 다섯 곳을 '돌의 성질 차이'라는 하나의 실로 이어 읽습니다.
테마지기 · 2026. 10. 21.
청송의 계곡에서는 같은 물이 어디서는 얕게 흐르고 어디서는 깊은 웅덩이를 만듭니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물이 아니라 돌입니다. 단단한 돌과 무른 돌이 나란히 놓이면 물은 무른 쪽을 더 깎아 냅니다. 이 글은 청송의 다섯 곳을 그 한 가지 이야기로 이어 봅니다.
노루용추는 계곡 초입의 작은 폭포 아래에 생긴 웅덩이, 폭호입니다. 폭포의 높이는 1m 정도인데 유량이 많아 폭호가 크게 만들어졌습니다. 이유는 위아래 돌의 성질에 있습니다. 위에 놓인 응회암은 침식되지 않고 남아 폭포가 되었고, 그 아래 연한 퇴적암은 많이 깎여 나가 웅덩이가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응회암과 퇴적암의 경계도 볼 수 있습니다. 운영시간은 하절기 04:00~17:00, 동절기 04:00~16:00이고 주차는 가능합니다.


달기약수탕에서 월외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달기폭포가 있습니다. 높이는 11m입니다. 폭포 아래 소는 명주 꾸리를 다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을 만큼 깊다고 전하고, 용이 하늘로 올라간 자리라 해서 용소라고 부릅니다. 주왕산 제1폭포가 여성에 비유되는 데 견주어 이곳은 물줄기가 힘차 남성에 비유됩니다. 운영시간은 하절기 04:00~17:00, 동절기 04:00~16:00이고, 주차는 주왕산 국립공원 주차장(4,000원)을 이용합니다.


신성계곡의 절벽 위에는 방호정이 있습니다. 1619년 조선 중기 학자 조준도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세운 정자입니다. 이 정자가 선 바닥에도 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처음에 수평으로 쌓였던 퇴적물이 암석이 된 뒤 지층이 솟아오르며 기울어졌고, 그 윗부분이 편평하게 깎인 면 위에 정자가 놓였습니다. 사람이 세운 건물이 땅이 깎인 자리를 그대로 딛고 있는 셈입니다. 상시 개방이고 주차도 가능합니다.


신성계곡에는 병풍처럼 펼쳐진 붉은 바위 절벽, 만안자암 단애도 있습니다. 절벽이 붉은 까닭은 못이 오래되면 붉게 녹스는 것과 같습니다. 암석 속 철 성분이 오랜 세월 지표에서 풍화를 받으며 산소와 만나 산화한 결과입니다. 암석에는 수직으로 갈라진 틈, 절리가 많이 발달해 있습니다. 상시 개방이지만 주차는 불가능으로 안내되어 있으니 미리 동선을 정하세요.


마지막은 가장 오래된 돌입니다. 송강리 습곡구조는 선캄브리아 시대에 만들어진 암석으로,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지질명소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습니다. 암석의 줄무늬가 구불구불 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휜 줄무늬는 지하 깊은 곳의 암석이 지표로 올라오는 동안 겪은 변동의 기록입니다. 앞의 네 곳이 돌이 깎이는 이야기였다면, 이곳은 돌이 휘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상시 개방이고 주차는 가능합니다.

깎인 돌, 녹슨 돌, 휜 돌. 청송의 풍경은 돌의 성질 차이를 눈으로 확인하는 일과 닮았습니다. 지질 용어를 몰라도 괜찮습니다. 폭포 아래 웅덩이와 붉은 절벽을 눈여겨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쉬는 날은 자료에 적혀 있지 않으니 가시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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